츠타야는 왜, 지금, 서울에 왔을까요? 🧏🏻♀️ 얼마 전,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서점 브랜드 츠타야(TSUTAYA)가 팝업스토어(5월30일~07월 13일)를 열자, 책과 공간,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이 발 빠르게 한남동 골목으로 향했어요. 츠타야는 책을 팔지만 단순히 책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에요📚. 오래전부터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온 브랜드죠. ‘서점 이상의 서점’이라고나 할까요😍
1983년, 일본 오사카에서 시작된 츠타야는 초창기에는 CD·DVD 대여점 이미지가 강했어요.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창립자 마스다 무네아키의 철학 “지금까지의 서점은 단순한 지식 전달자였다면, 앞으로의 서점은 라이프스타일 디렉터여야 한다”가 녹아들며 책 중심의 문화 경험 공간으로 재구성되었고, 이 철학은 2011년 도쿄 다이칸야마에 문을 연 ‘다이칸야마 T-SITE’로 정점에 다다릅니다⭐ 서점, 카페, 갤러리, 레코드숍, 북 큐레이션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 복합문화공간은 전 세계 서점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죠💥
이번 한남동 팝업은 일본을 벗어난 츠타야의 작은 실험 같았어요. 책뿐 아니라 문구, 음악, 향, 커피 등 츠타야다운 감각의 큐레이션이 집약돼 있었죠. 전시는 단순한 제품 나열이 아니라, 오브제로 구현된 장면 장면의 이야기로 이어졌고, 책은 굿즈들과 함께 독자의 감각을 먼저 자극했어요. 이 모든 요소는 츠타야의 철학을 공간 안에 녹여낸 결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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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일본 서점 츠타야가 왜 지금 서울, 그것도 한남동에 왔을까요? 츠타야의 브랜드 방향은 언제나 ‘로컬의 맥락’에 주목해왔어요. 대규모 출점보다는 소규모, 감각적 공간에서 고객과의 밀도 높은 접점을 찾는 거죠👭. 서울 역시 트렌드 감각이 빠르고, 책을 오브제로 소비하는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어요. 특히 MZ세대는 콘텐츠 소비뿐 아니라 큐레이션의 경험, 물성 있는 오브제로서의 책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 흐름을 츠타야는 누구보다 빠르게 감지하고 이를 잘 구현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고 볼 수 있어요😉 한남동은 힙함과 클래식이 공존하는 곳으로 감각적인 브랜드들이 모여 있고, 트렌디한 소비자들이 이를 발견하러 오는 동네잖아요. 평소 "우리는 동네 서점이고 싶다" 하는 철학과 잘 어울리는 선택이에요👌🏻
이번 한남 팝업은 한국 출판계에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데요🌱 앞서 말했듯, 츠타야는 책을 팔지만, 동시에 책을 파는 방식 자체를 재구성해온 서점입니다. 콘텐츠가 곧 브랜드가 되고, 브랜드가 공간을 만들며, 그 공간이 또 다른 콘텐츠를 낳는 시대, 출판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독자는 이제 ‘무엇을’ 읽을지보다 ‘어떻게’ 읽을지를 먼저 고민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blog.naver.com/202xend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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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랫동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글을 쓰신 작가님에게서 오탈자를 지적하는 메일이 왔다. 친절하고 간곡하지만 곳곳에 아프고 쓰린 말이 담겼다. "이번에 출간하신 000를 잘 읽었습니다. 좋은 책이고 특히 청소년들에게 유용한 책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몇 쪽 몇째 줄 표현은 잘못되었습니다. 수정 부탁합니다."
책을 사고, 읽고, 잘못된 부분을 찾고, 무엇이 바른지 일러주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 열정과 부지런함에 탄복하게 된다. 무엇이 그 작가님을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생각해본다. 실수를 곱씹을수록 화들짝 놀라 정신이 번쩍 든다. (중략)
남으로부터 잘못을 지적받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불쑥 화가 난다면 그 마음부터 고쳐먹어야 한다. 잘못이 있다면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을 원망할 일이 아니라 자신을 원망해야 한다. 편집은 나의 잘못을 듣는 기쁨이며, 새로움으로 가는 출발점이다. 편집은 늘 케케묵은 완고한 틀을 깨고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편집 오류를 지적받는 것은 세 가지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잘못을 지적받아 고칠 기회를 얻는 일이며, 나의 오류가 다른 사람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다행한 일이며, 이것만 고치면 그런대로 괜찮은 책이라 여겨 일러준 것이기에 기쁜 일이다. 편집은 책이 나오기 전에도 고치고 또 고치는 일이지만, 책이 나오고 난 후에도 여전히 고치고 다듬고 관찰해야 하는 일이다. 편집은 늘 언제까지나 고치는 일이다. 책이 나왔다고 해서 편집자의 일이 끝나는 법은 없다. 편집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두려운 일이며, 그래서 영원히 끝나지 않는 기쁜 일이다.
#고전에서_찾은_편집의_본질
#이미_있었지만_아직_없었던_것을_만들다
#모든_사람에게_필요한_능력_편집 |
"그냥 가져가도 된다고요?" "그럼요. 얼마든지 마음껏!" '마음껏'이라는 사장님 말에 잠시 이성을 잃을 뻔했으나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사람에게 예쁨받는 고양이, 사람에게 쫓겨나는 고양이, 사람에게 대드는 고양이, 서로 싸우는 고양이... 온갖 고양이 그림이 가득하다. '아아아! 전부 갖고 싶다! 마음껏이란 대체 몇 장을 말하는 걸까? 이 중에서 몇 장을 원한다고 해야 염치가 있는 거지?' (중략)
"그 그림 참 예쁘죠? 그럼요. 몇 장이든 가져가도 좋아요. 고양이를 좋아하다 보니 오랫동안 고양이 그림을 수집하고 있지요. 우리 매장을 방문하는 분이 기념으로 가져가면 좋을 것 같아 따로 담아둔 거랍니다. 정말 멋진 그림이지 않나요?" (중략)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그의 섬세한 취향이 서점 구석구석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비싸고 귀한 골동품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 그에게 자랑스러운 것이 공기처럼 가득하다. 책 없는 곳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단호한 사람. 애써 모은 예쁜 그림을 아낌없이 선물하는 다정함으로 살아가는 사람. 손님과 나누는 대화가 좋아서 온라인 판매는 하지 않는다는 사람. 그가 만든 낭만의 세계에서 머물다 보니 그에 대해서도 아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만일 나의 세계가 조금이나마 넓어지고 다정해졌다면, 그것은 다정한 누군가의 세계에 잠시 다녀왔기 때문이다. 기꺼이 나를 받아준 세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북디자이너의 시선
#7개국13개도시_서점_도서관
#책애호가_여행안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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